리벨서스 다이어트(먹는 위고비)
요즘 위고비라는 비만치료제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위고비 좋은 건 이미 아는 분은 다 알고 있겠지만, 주사로 맞는 약이라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주사 맞는 것도 싫겠지만, 더 중요한 건 주사제 형태가 약가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위고비가 월 100만원 이상(연간 1천만원 이상)인 이유 중에는 주사제 형태인 이유도 큽니다. 바늘, 플라스틱 등 폐기물도 문제고, 혹시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주사를 맞는 경우라면 진료비도 들어가죠. 물론 생산비도 더 들어갑니다. 저는 언젠가 이 문제는 해결되어 값싸고 편하게 비만을 치료하는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주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말이죠.
먹는 위고비 리벨서스
물론 먹는 위고비 이미 있습니다. ‘리벨서스’라는 약입니다. 위고비와 리벨서스 성분은 거의 동일하고, 같은 회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리벨서스는 위고비에 비해서 인지도가 낮습니다. 그 이유는 경구용인데도 위고비만큼 비싸고, 체중감량 효과는 위고비 대비 60%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위고비 같은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물질이 아닌 단백질 등으로 만드는) 경구용으로 만드는 게 훨씬 더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 나오는 바이오 의약품이 대부분 주사제인 이유도 경구용으로 만드는 게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경구용으로 만드는 게 왜 더 어려울까?
먹는 약은 위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강한 산성 성분에 녹아서 원하는 장기 부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백질 성분의 바이오 의약품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리벨서스는 어떻게 먹는 약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요? SNAC라는 일종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GLP-1’ 비만치료제 약물(소포)이 위를 통과한 후 소장 등 GLP-1 리셉터(수신자)가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포장지를 씌운 것입니다. 그 포장지 이름은 SNAC(Sodium N-[8-(2-hydroxybenzoyl) Amino] Caprylate)입니다.
이런 포장지 기술은 여러 가지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담즙산(우리 몸의 담낭에서 나오는 물질)을 활용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고, 어떤 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포장지가 되기 좋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먹는 GLP-1은 주사제만큼 효과가 높지 않고, 포장지 씌우기도 쉽지 않아서 여전히 가격은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주사제 위고비는 어떻게 작동하나?
위고비는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주사 형태로 투여되는 약품입니다. 이 성분은 이미 다양한 상품명(예: Ozempic, Rybelsus, Wegovy 등)으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원래 GLP-1은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포도당 의존적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위고비는 이 GLP-1의 효과를 모방하여 만든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서, 이는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하여 제조된 물질입니다. 위고비에는 세마글루타이드 이외에도 비활성 성분으로 인산이수소나트륨 이수화물(완충제), 염화나트륨(소금), 그리고 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게 우리가 볼 수 있는 위고비 주사제의 모습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걸 경구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물질을(예를들어 포장지, 물을 단단한 알약으로 만드는 물질 등) 섞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지고 자칫 부작용 가능성이 생기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됩니다.
위고비 경구용의 비밀
위고비라는 이름은 “위”에서 “고비”를 맞기 때문에 주사제로 만든 것일까요? (농담…)
위고비 경구용을 만드는 것은 일부 환자에게만 사용될 뿐, 널리 비만치료제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결의 비밀 열쇠가 있습니다.
그 비밀은 GLP-1이 도착해야 하는 혈액, 간, 소장 등 기관, 즉 GLP-1 리셉터에 전달하면 된다는 기본 원칙을 두고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창의적인 해결책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진지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성공한다면 정말 대박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니 다음 글 ‘다이어트 약 3편’ 에서 계속 쓰도록 하겠습니다.